비행기 기내식은 결코 고급스럽진 않지만, 여행이라는 특별한 의미 때문인지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신나는 하나의 의식인 듯하다. 그런데 답답한 곳에서 먹는 탓인지, 기내에서는 식사 후 환자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가끔 자투리 뉴스를 통해 기내에서의 환자발생 소식을 접하게 된다. 승객 중 섞여있던 의사들의 활약으로 위기를 넘기는 일화로 기억되는데, 그런 일이 필자에게 일어날 줄은 몰랐다. 화장실 앞에 서있던 한 승객이 선 채로 기절해 내 쪽으로 쓰러졌다. 환자 눈을 보니 이미 흰자위가 드러나 있었고, 몸은 축 늘어진 상태. 어느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겨를도 없이 바로 비행기 복도에 환자를 뉘이고 숨을 쉬는지, 맥박이 있는지, 의식이 있는지 확인했다. 계속해서 기도를 확보하고 웃옷 단추와 허리띠를 풀어주고, 다리를 높이고... 필자도 모르게 옛날 옛적 치과대학 본과 4학년 시절 국가고시를 위해 열심히 외웠던 응급상황 처치매뉴얼 대로 하고 있었다. 다행히 환자가 오래지 않아 의식을 차리고, 상황이 정리될 즈음이었나, 승무원이 말을 건다. “너무 감사합니다. 의사이시죠?” 어.... 난 치과의사인데.... 순간 답을 어찌해야 하나 1초간 고민. 치과의사라
노트르담은 성모 마리아라는 뜻으로 ‘성모 마리아 성당’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노트르담 성당이란 말은 고유명사가 아니며, 프랑스 곳곳에 노트르담 성당이란 이름의 성당이 여럿 있다. 또한 프랑스가 식민지 시절 지배했던 세계 여러 곳에도 노트르담 성당이란 이름의 성당이 존재하는데, 파리의 중앙을 관통하는 세느강의 시테 섬에 위치하고 있는 성당이 역사적으로나 규모 면에서 제일 의미 있어 노트르담 성당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이 성당을 일컫는다. 타 지역에 있는 성당은 파리의 성당과 구별하기 위해 보통 지명을 앞에 붙여 부른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로마 가톨릭교회 소속 건물이며, 파리 대주교좌 성당으로 사용된다. 1991년 성당과 함께 일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현재 파리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 중 하나다. 1163년 건설을 시작한 이래 많은 건축가들의 손에 의해 무려 170년이나 걸쳐 1330년 완공된 성당으로 고딕 건축의 걸작으로 알려져 있다. 나폴레옹의 대관식(1804) 등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의 무대였으며, 빅토르 위고의 작품 ‘노트르담의 꼽추’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노트르담 성당에는 ‘장미의 창’이라 불리우는 둥근 스테인드글
♥ 막걸리는 무엇일까? 막걸리의 기본재료는 쌀과 같은 전분을 가진 곡물과 누룩, 그리고 물이다. 항아리 속에 이 재료들을 넣어 발효한 것을 술덧이라고 하는데, 다 익은 술덧을 어떻게 거르느냐에 따라 갈 길이 달라진다. 대나무로 촘촘히 짠 용수(술 거르는 용구)에 이것을 넣고 용수 안에 고인 것을 뜬 것이 청주(淸酒) 또는 약주(藥酒)이며, 청주를 떠내고 남은 지게미를 거른 것이 탁주다. 마지막으로 탁주를 거를 때 도수를 낮추고 양을 늘리기 위해 물을 넣어가며 거는 술이 막걸리이다. 그래서 지금은 같은 뜻으로 혼용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탁주가 막걸리보다 더 넓은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동동주는 무엇일까? 발효가 거의 끝날 때쯤 가벼워진 고두밥이 위로 동동 떠오르는데 이때 마시는 술이 바로 동동주다. 그러나 시중에서 파는 동동주는 상업적 목적으로 1990년대 초반 쌀로 만든 막걸리를 출시하며 기존의 밀가루 막걸리와 차별하기 위하여 막걸리 위에 밥풀을 띄운 후 동동주라고 이름을 붙여 팔기 시작한 데서 유래한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자면 개념이 모호한 술이다. ♥ 막걸리에 깃든 우리 민족의 얼이 있지 않을까? 필자는 막걸리를 좋아하는 애호가일 뿐이다. 좋
양악수술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 ‘양악’이란 단어가 이제는 사람들에게 많이 어색하지 않은 것 같다. 양악수술은 위턱(상악)과 아래턱(하악)을 동시에 수술하는 턱교정수술의 일종이나 지금은 거의 턱교정수술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듯하다. 턱의 골격적인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 상태에 따라서는 아래턱만 수술하거나 위턱만 수술하는 ‘편악수술’의 경우도 있고, 턱뼈 전방부만 절골하여 수술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양악수술이 턱교정수술을 통칭하게 되는 것은 정확한 것은 아니다. 양악수술에서 위턱의 수술방법은 르포트씨 골절단술(LeFort Osteotomy) 중 1형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아래턱을 수술하는 방법은 하악골상행지시상분할 골절단술(SSRO, Sagittal Split Ramus Osteotomy), 상행지수직골절단술(IVRO, intraoral vertical ramus osteotomy)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턱끝수술(이부성형술, Genioplasty)이나 하악각 절제와 같은 안면윤곽수술이 동시에 시행되기도 한다. 턱교정수술이 필요한 부정교합, 그리고 절충치료(Camouflage treatment) 교합(咬合)이란 치아의 맞물림 상
미각에 대한 경험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은 새로운 감각을 받아들이는 즐거운 탐험과 발견이다. 프랑스 미식 문화에 있어서 치즈의 역할은 정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재래식 제조방식과 장인정신으로 만들어내는 치즈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와인 생산자의 철학이 한 잔의 와인을 통해 전해지는 것과 같은 감동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미식가 ‘쟝 앙뗄므 브리야 사바랭(Jean Anthelme Brillat-Savarin)’은 그의 유명한 저서인 ‘미식예찬(Physiologie de Goût. 1825)’에서 ‘치즈가 빠진 식사의 마무리는 애꾸눈을 가진 미녀와 같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치즈를 즐기는 데 도움이 될만한 상식과 활용 팁을 소개한다. 치즈는 주재료가 되는 원유에 따라 소젖(lait de vache), 염소젖(lait de chèvre), 양젖(lait de brebis) 등 크게 세 분류로 나뉜다. 제조 공법에 따라서는 가열압착치즈, 비가열압착치즈, 흰곰팡이연성치즈, 세척외피연성치즈, 푸른곰팡이치즈, 생치즈 등 6가지가 있다. 두 분류법을 모아 총 8가지로 나누어 알아보겠다. 1. 생치즈(les Parents Pauvres - le
2017년이었다. 첫째 아이가 중학생이 되니 아이의 장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되었다. 당시 아이는 학교 수업을 마친 후 몇 개의 학원을 들렀다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집에 와서도 학원숙제를 하느라 정신없는 아이를 보면 매우 안쓰러웠다. 그러다 한국의 주입식 교육보다 자유롭게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의 성향에 따라 유학을 고민하게 되었다. 막상 유학을 보내려고 하니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했다. 일단 미국이나 영국 대학으로 최종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중•고등학교는 동남아, 영국, 미국 등에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그 외에도 아이의 친구들이 제주도에 있는 국제학교에 진학한 것을 고려해, 제주도도 후보에 올려두었다. 이때부터 나의 첫째 아이 유학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유학 프로젝트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 국가 선택이다. 요즘에는 유학관련 선택의 폭이 넓어서 국가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남편과 필자가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했기에 가장 친근한 영국을 먼저 고려해 보았다. 영국에는 좋은 Boarding School(기숙사 학교)이 많아서 입학이 되면 정통 영국 영어도 배우고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축구장 70개 넓이의 마곡 넓은 땅에 도심 속의 생태 공원인 서울식물원이 2019년 5월 1일 정식으로 문을 열고 시민들의 발걸음을 맞이했다. 작년에 임시 개방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한번 가볼까 생각만 하고 있던 중에,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되니 서울식물원을 방문하여 푸릇푸릇한 생명력을 느끼고 싶었다. 딸에게 새로 생긴 식물원에 소풍 가자고 물으니 소풍이라는 말만 듣고 무조건 좋단다. 딸이 다니는 유치원의 ‘아빠의 날’ 행사가 있던 5월 1일, 유치원 행사를 오전에 마치고 딸과 단둘이 함께한 ‘2차’ 소풍으로 서울식물원을 방문했다. 무려 정식 개장 첫날이다! 서울식물원에 도착했을 때, 몇몇 언론에서 카메라로 촬영하며 식물원의 개장 소식을 전하는 기자들도 볼 수 있었다. 특별한 날에 방문했다는 기대감에 더 설렜다. 식물원은 9호선과 공항철도 환승역인 마곡나루역에서 도보로 방문할 수 있고, 식물문화센터 지하에 주차도 가능하다. 우리는 전철을 타고 걸어갔다. 서울식물원은 서울 최초의 도심형 식물원으로 식물원과 공원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공원 속의 식물원(Botanic garden + park)’ 이다. 전체 면적에서 식물원에 해당하는 구역은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일표이서’, 즉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의 저자인 다산 정약용은 71세에 한시 ‘노인일쾌사(老人一快事)’를 지었다. 제목처럼 노인이 된 그에겐 여전히 즐거운 일이 있다는 뜻이다. 군더더기였던 머리털이 빠져서 좋고 눈이 어두워글을 읽을 필요도 없으며, 귀를 먹었으니 시비 다툼을 듣지 않아서 좋다는 그의 노년 긍정론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이 중에 치아가 없어서 좋다고 말하는 부분은 치과 의료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치아가 없어서 편안하다고 말하는 건 다산의 호방함일까? 그는 이가 다 빠지고 난 다음 느끼는 편안함에 관해 읊고 있다. 이제는 치통 때문에 밤을 지새울 일이 없으니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 대신 잇몸’을 실천하는 그는 이 없이도 웬만한 것은 다 먹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이 없음에 당당한 그도 여전히 어려워하는 것이 있다. 무치악이 된 그는 씹는 모습을 부끄럽게 여긴다. 이를 노년기의 미적 추구라고 느낄 사람을 없을 것이다. 이가 없어도 저작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것이 가져오는 심미적 부끄러움은 피할 방법이 없다. 프랑스 혁명이 낳은 불세출의 영웅 나폴레옹은 조제핀을 아내로 맞는다. 조제핀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실제적 변화의 대표적 예를 꼽자면 아마도 ‘공유경제의 물결’일 것이다. 소유에서 렌탈로, 렌탈에서 공유로의 개념변화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무실도, 차량도, 심지어 사는 집도 공유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중에서 우리가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특히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차량공유 서비스의 사회적 공정성이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상황은 어떤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을 알아보도록 하자. 세계 1위의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Uber)가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알리바바 이후 시가총액 최대의 유니콘 기업 상장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우버는 동남아와 동북아 일부 도시 등을 제외한 전 세계 대부분의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에 연결된 택시를 호출할 수도 있고, 일반 개인승용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 차량이용가격은 택시의 경우 미터 요금대로 내면 되고, 일반승용차를 이용할 경우는 호출 시 미리 정해지는 비용을 내면 된다. 지불은 우버앱을 통해 사전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
필자는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대한민국 미혼여성이다.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인생 선배를 자처하는 지인들로부터 결혼에 대해 ‘진심어린’ 가르침을 받는다. 대게 그들은 “내가 살아보니 다른 건 다 필요 없어. 무조건 성격 좋은 사람 만나. 그게 최고야”, “남편은 그냥 같은 집을 공유하는 룸메이트야. 누가 룸메이트한테 외모, 집안, 재력 이런 거 따지디? 뭐니 뭐니 해도 성격이 좋아야지” 이런 조언을 한다. 표준어 국어사전에 따르면 성격(性格)은 환경에 대하여 특정한 행동 형태를 나타내고, 그것을 유지하고 발전시킨 개인의 독특한 심리적 체계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던 결혼이란 연애를 부정하는 집안 간의 결합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서구화된 결혼은 당사자 간의 사랑을 어떻게 조화롭게 꾸려나가는가에 주목한다. 남녀의 사랑이 결혼의 조건이 되다보니 가문이나 재산보다는 당사자의 성격과 인격이 중시되고 있다. 얼핏 이러한 변화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매우 추상적이고 포괄적으로 들리는 ‘좋은 성격’이라는 애매한 기준이 현재 배우자 선택 시 고려사항에 우선순위로 자리매김하게 되면서 우리는 뭔가 함정에 빠진 것 같은
Q. 폐경은 무엇인가요? 우리 몸에는 수명이 정해져 있는 장기들이 있는데, 여성의 난소도 그런 경우에 속한다. 나이가 들면서 난소가 노화되어 기능이 떨어지면 배란 및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폐경’이라고 한다. 질병이라기보다는 자연적인 신체적 변화 과정의 하나다. 흔히들 사용하는 ‘갱년기’라는 용어는 ‘폐경’과 거의 비슷하지만, 폐경 전후로 겪게 되는 신체적•심리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 단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Q. 폐경이 언제 될지 예측 가능한가요?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하다. 최근 많이 사용하는 검사 중에 항뮬러리안 호르몬(anti-mullerian hormone,AMH)이라는 검사가 있다. 흔히 난소기능검사라고도 부르는데, 연구에 따르면, 이 호르몬 수치가 연령에 비해 낮은 사람들은 폐경이 일찍 되고, 높은 사람들은 폐경이 늦게 되는 경향이 있다. AMH 수치에 따른 폐경 나이를 예측하는 알고리즘도 개발되어 있다. 30대의 AMH수치를 이용하여폐경나이를 예측했을 때는 예측도가 높았지만, 40대에는 예측도가 다소 떨어지는 결과를 보인다. Q. 폐경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40대 중후반에서 1년 이상 생리가 없을 때 폐경
공보이사를 맡은 이후 다섯 번째 즐거운 치과생활이 발간됐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요즘 가장 핫하다고 할수 있는 공유차량을 소개하고 최근에 오픈한 서울식물원도 다녀와봤습니다. 일반인들이 성형외과 분야로 오해하고 있는 양악수술에 대해서 구강외과전문의의 자세한 설명도 다뤘습니다. 이제는 불타버려 원래의 형체를 복원하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의 옛 모습에 대한 자세한 기사도 다뤄보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막판에 일본 관련 기사를 제외하는 등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정해진 포맷에 얽매이지 않고 주제의 다양성, 최근의 관심거리를 다루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더운 여름, 불안정한 대내외적 환경속에서 묵묵히 진료에 임하시고 계시는 개원의와 환자들에게 좋은 읽을거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호 역시 훈훈한 분위기로 회의에 임해주시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신 즐거운 치과생활 공보위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편집인 안현정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 공보이사 개인적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멋진 기행문이 시국의 어수선함으로 인해 실리지 못하여 아쉬움이 큽니다. 다음호에는 실릴 수 있기를 조